도자기 수업

분청 편병은 시간을 뛰어넘는 과학입니다.

브라이어 2022. 11. 8.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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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의 역사는 문명과 불가분의 관계로 현재까지 최적의 미감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공존해 오고 있습니다. 도자 성형에 있어서 여러 방법이 있지만, 제일 보편적으로 많이 이용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는 물레 성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레 성형은 전통 도예 기법을 계승하는 최상의 도구이며, 기본적인 도구입니다. 오늘 성형하고자 하는 형태는 편병입니다. 편병이란 원형의 병 상태를 납작하게 눌러서 편기 형태를 만드는 전통적 기형의 한 종류입니다.

편형(편병)의 의미

편형이란 편병, 편기, 편호를 포괄하는 용어입니다. 편병의 사전적 의미로는 몸체는 납작하며, 목이 좁은 자라목 형태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현대에는 보다 넓게 확대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시대나 형태에 치우치지 않고 납작한 형태의 모든 용기를 지칭합니다. 편형은 몸체와 구연부가 납작하게 누른 형태를 모두 편병, 편기, 편형이라고 의미할 수 있습니다. 편형은 편병, 편호, 편기 등 물레 성형을 기본으로 납작하게 두드리거나 눌러서 제작된 형태로 고안된 모든 형태적 기형의 대표적 명칭을 의미합니다.

역사 속 편형

 

사전적 의미에서 '편'을 납작할 '편'(扁)으로 사용하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극히 드문 사례이긴 하지만 편형의 형태적 기법으로 세분화된 표현 시 납작할 '편' (扁)이 아닌 치울 칠 '편' (偏)을 한자로 사용한 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조선 15세기 후반 백자상감 모란문 편 구병(白磁象嵌牡丹文偏求甁)의 경우 입구 부분이 한쪽으로 치우친 형태를 띠고 있는 점에서 偏求甁이라 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가야 시대의 자라병이나 백제의 이형 토기 및 통일 신라의 토기병 형태를 보면 단순하게 편병扁甁으로 보기보다는 형태적으로는 한쪽으로 눌리거나 치우친 편병偏甁의 특색을 띠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우리나라 역사 속 편형은 크게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게 눌러서 전부분의 형태 변화를 가져온 기형적 편병(偏甁)에서 시작하여 전의 앞뒷면을 통일감 있게 납작하게 누르거나 두드려서 만든 전형적인 편병(扁甁)으로 발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자를 치우칠 '편' (偏)을 쓰거나 납작할 '편' (扁)을 쓴다는 것과는 상관없이 물레 성형에 의한 납작하거나 변형된 형태의 모든 자기는 편형(扁形)으로 쓰는 것이 포괄적 의미로 판단됩니다.  -  조영마 단국대 석사 논문 발췌 -



시대별 편형


편형의 시대적 흐름은 물레가 근거가 되는 삼국시대부터 근간으로 찾을 수 있겠지만, 시대별중에서도 분청사기에서 실용성과 조형미에서 단연 독보적인 형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초기 형태의 경우 원삼국 시대의 쌈지 모양의 토기 경우 납작한 몸통에 배가 부른 주머니 형태를 이루며, 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지만, 생활에 쓰이는 실용성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을 거라고 봅니다.

본격적으로 편병이라고 칭하고 출현하기 시작한 시대는 통일 신라의 납작 편병을 볼 수 있습니다. 형태를 보면 구연부는 좁은 목에 둥근 몸체는 한쪽 면만 두드러지게 납작하게 누른 방식이 미감적으로 독창성이 바탕이 되어 발전하게 됩니다.

고려시대는 불교의 영향을 받아 청자상감 유로 매죽문 편병처럼 귀족적인 변형 장식이나 좀 더 세분화된 편병의 형태를 볼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분청사기에 보이는 편병은 실용미의 절정을 이루게 됩니다. 조선시대의 분청사기 편병은 분청이라는 장식기법의 뛰어난 미감과 기형적인 형태미는 현대에 이르러서도 단연 시간을 뛰어넘는 과학이고, 독보적인 아름다운 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진 1. 분청자선각초화문편병, 조선 15세기 선문대학교박물관 소장

 

사진 2. 분청 편병, 현대 작가 작품



분청사기 편병는 시간을 뛰어넘는 과학이고,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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