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수업

고려시대 우리의 그릇 질그릇

브라이어 2022. 11. 2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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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는 불교문화가 전적으로 영향을 받은 시대였습니다. 초기에는 통일신라 말에 이어진 선종의 문화가 지배적이었지만, 불교의 교리를 통해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교종의 세계관으로 이루어 갔습니다. 교종을 중심으로 선을 위주로 한 선종의 교리를 통일하고자 하는 천태종이 널리 퍼졌습니다. 정리하자면 선종은 자아 성찰을 통해 해탈을 이루고, 교종은 불교의 교리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수행방법에 따라 나누어집니다. 이러한 선종과 교종의 불교의 영향은 고려 시대의 질그릇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려시대의 질그릇의 특징

 

현실 세계보다는 내세의 세계를 중시하는 고려 불교의 영향으로 엷은 회색, 회청색 및 고요한 색감은 질그릇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선의 세계의 고요함 등이 고려인들에게는 정서적으로 스며들었고, 생활 그릇에 깊이 흐릅니다. 선종이 추구하는 세계는 자기 수양의 깨달음을 통해 내면의 세계를 다지고 깨달음을 얻는 세계관입니다. 고려 시대의 질그릇에서는 선의 구현을 강조한 절제미와 숭고미가 함께 보입니다.

귀족들의 문화 또한 이 시대에서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귀족 중심의 문화가 형성되고, 귀족들의 취향 또한 문화 예술품에도 형태나 문양으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귀족들은 버드나무처럼 유려한 곡선을 선호하고, 예술 공예품에도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유려한 곡선은 고려 질그릇이나 고려청자의 매병이나 정병의 형태에도 영향을 주고, 문양에도 나타납니다.

 

 

 

고려시대-질그릇

 

고려시대별 질그릇

 

 

 

고려 초기(918-1100년)는 영암과 강진 용운리에서는 통일신라시대의 문화가 이어져 경질의 회청색과 연질의 회흑색 도기가 제작되었습니다. 형태로는 광구병, 접시, 항아리, 완등의 그릇들이 제작되고, 기벽이 얇아지고, 세련된 형태로 발전되고, 완과 접시, 합등은 주로 청자로도 제작됩니다.

중기(1100-1250년)는 고려청자의 발달과 함께 질그릇과 자기가 제작되어지는 시기입니다. 질그릇의 형태와 문양은 청자와 함께 청자의 기술에 따라 유려하게 제작됩니다. 동일한 형태가 질그릇, 자기, 금속기에도 지속적으로 제작되고, 청자와도 구분되어 제작됩니다.

후기(1250-1392년)는 질그릇 표면에 타날 기법의 돗자리무늬가 장식되어 있는 장군, 호, 매병 등에 나타나며, 도기의 기벽이 두꺼워지고 청자 형태에 나타나는 주전자, 매병 등도 만들어졌습니다.

 

고려 매병 표형병

고려14세기 질그릇 매병(연세대학교박물관소장) , 고려13세기 질그릇 표형병(호림박물관 소장) 

 

고려시대 질그릇의 형태

 

고려시대의 질그릇의 형태는 항아리와 병류가 주류를 이루고 제작 되었습니다. 형태의 종류는 큰 합, 작은 병, 매병, 표주박 모양의 병, 정병, 광구병, 광구 편병, 편호, 대발, 완, 접시, 주전자, 장군 등이 제작되었습니다. 그중에서 주전자, 매병, 정병, 광구병, 표주박 모양의 표형병 등은 청자의 형태에서도 제작됐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매병 - 매병은 「고려도경」에서 술병의 용도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매병의 유려한 곡선은 13세기 고려 상감청자 시대까지 이어지며, 곡선의 아름다움의 절정 또한 이어지는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질그릇 매병은 고려말 14세기가 되면 동체 하단이 밖으로 벌어지고, 구연부는 나팔형으로 벌어지고, 허리가 오목하게 들어간 형태를 특징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정병 - 불교에서 물병등 의식에서 사용된 도구로 실생활에서도 다양하게 사용된 것으로 본다. 정병은 청자, 금속기 형태로 다양한 크기로 제작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표형병 - 표주박 형태의 병은 곡선의 유려함이 도드라져 보이는 형태입니다. 모양이 조롱박의 형태로 닮아 있고, 조롱박은 씨가 많이 있어서 다산과 영화롭게 되는 길상의 의미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받고, 많이 제작된 것으로 봅니다.

이처럼 고려 질그릇은 1123년 중국 송나라에서 사절로 왔던 서긍이 기록한 「고려도경」에는 청자뿐 아니라 질그릇에 관한 기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질그릇이 널리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제작되었고, 왕실뿐 아니라 서민들에게도 생활 그릇에서부터 저장 용기로 긴요하게 널리 사용하였음을 기록으로 통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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